현재 저는 4년째 인천에 살고 있습니다.
그전에는 일산에서 오래 살았던 터라
일산과는 많이 다른 분위기 탓에
인천에 정을 못 붙이고 지냈어요.
당분간은 인천에서 계속 지낼 것 같아
애정을 느낄 수 있는 것을 찾는 중이었습니다.
그중 하나가 인천의 자랑이죠?
인천 계양 체육관을 홈으로 하는 배구팀
대한항공 점보스가 있다는 사실입니다.
지난 시즌 우승을 거머쥐었던 팀인데요.
살아있는 전설! 하는 것마다 기록!
세터 한선수 선수를 비롯해
엄청난 몸값을 자랑하는 정지석 선수까지
모~두 대한항공 점보스 소속입니다.
이번 시즌도 우승할 것 같죠?
제가 경기를 보러 갔을 때도
대한항공 점보스는 V리그 1위였습니다. 보통 배구 경기는 평일 저녁 7시나
주말 오후 2시에 경기가 진행됩니다.
저는 시간이 맞는 홈경기를 보려고
호시탐탐 노리다가!!!!!!
1월 7일 토요일 오후 2시 경기를
전날 예매하고 갔습니다. 배구단 멤버십이 있다면 선예매가 가능한데요.
경기 5일 전 오후 2시에
1인 4매까지 할 수 있습니다.
일반 예매는 경기 3일 전
오후 2시부터 할 수 있습니다.
저는 전날 급하게 가기로 결정했답니다.
저는 정말 운이 좋게도
S2 구역에 앉을 수 있었는데요.
한 분이 취소하셨던 것 같았습니다.
딱 저 자리만 예매가 가능했거든요.
프레스존 바로 옆 라인 쪽이어서
중앙 시야가 정~말 좋았답니다.
금액도 1만 원이었으니 정말 괜찮죠?
수 년 만에 보는 경기장 직관에
가기 전부터 심장이 쿵쾅거리고 설렜어요.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경기장을 보는 순간
직관한다는 실감이 났습니다.
아 참!!!
대중교통으로 가면 주변 지하철역에서
구단 셔틀버스가 운행을 해요.
인천 1호선 작전역, 계산역, 임학역 에서
운행하니 찾아보고 가시면 될 것 같아요.
경기 전, 경기 후 모두 있습니다.
경기장 주변에 주차장도 충분해서
저 날 경기장이 거의 꽉 찼는데도
주차하는데 무리는 없었습니다.
이제 경기장 안으로 들어갑니다.
경기 30분 전에 제 지정석에 앉아서 보니
양 팀 선수들이 몸을 풀고 있었습니다.
시야 보세요. 정말 좋죠??
2층 6열이었는데도 선수들 얼굴이
선명하게 다 보였습니다.
상대팀은 V리그 현재 2위인
현대캐피탈 스카이워커스입니다.
리그 1, 2위 경기이니 얼마나 흥분이 되던지요.
사실 저는 우연히 봤던 경기에서
당시 루키였던 문성민 선수의 움직임을 보고
배구를 좋아하게 됐습니다.
그러다 보니 현대캐피탈의 팬이었죠.
지금은 두 팀 모두 좋아합니다.
사실 남자 배구 선수들 중에는
외모가 출중하신 분들이 아주 많아요.
실물로 보면 화면이나 사진보다
훨씬 더 멋있으시거든요.
실내 경기장이라서 좌석만 잘 잡으면
선수들을 정말 가까이서 볼 수 있고요.
가까이서 보는 만큼
선수들의 점프, 스파이크 등
느껴지는 속도감도 정말 엄청납니다.
그래서 여성분들이 직관 한 번 하시면
무조건 배구 팬이 되리라고 확신합니다.
이날 경기는 엎치락뒤치락
손에 땀을 쥐는 정말 재밌는 경기였어요.
1세트 19 대 25 패
2세트 26 대 24 승
3세트 25 대 22 승
4세트 25 대 27 패
5세트 15 대 12 승
1세트를 허무하게 내어준 뒤
2, 4세트는 듀스 상황이 있었고
풀세트까지 가는 접전이었답니다.
팀의 중심인 주장 한선수 선수의
리딩 하에 선수들은 열심히 경기를 했는데요.
승부처는 단연 3세트였습니다.
3세트 마지막 즈음 원 포인트 서버로 들어온
프로 2년 차 신예 정한용 선수가
엄청난 서브를 연달아 넣으면서
리시브가 흔들린 현대캐피탈에
연속 점수를 낼 수 있었습니다.
그때 현장 분위기가 확 넘어왔어요.
곽승석 선수는 팀의 살림꾼답게
팀에 점수가 필요할 때마다
노련한 플레이로 점수를 냈어요.
제 입에서 "역시 곽승석"
이 소리가 절로 나왔습니다.
김규민 선수는 미친 듯한
블로킹으로 철벽임을 증명했죠.
떴다 하면 믿을 맨!!
얼마나 활약을 했는지
김규민 선수 응원가를
제일 많이 불렀던 거 같습니다.
1~2세트에서는 링컨 선수가 주된 공격 루트였고,
4~5세트에서는 토종거포 임동혁 선수가 빛났어요.
현장에서 보니 동혁 선수 남자 팬분들이
많아서 조금 놀라기도 했답니다.
동혁 선수의 겁 없이 달려드는 공격이
남자 팬분들의 마음을 저격한 게 아닐까..
정지석 선수... 진짜 잘하시더라고요.
보면서 좀 어이가 없었어요.
서브에이스도 해, 수비도 잘해,
공격도 떴다 하면 들어가,
중요한 상황에서 블로킹도 해내고..
실제로 보니까 모든 분야에서 파괴력이 있달까..?
어나더 레벨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파워+스피드+안정감이 모두 있는
이런 선수는 참 오랜만이었어요.
3 대 2 짜릿한 역전승을 만들어 냈고
이제 집에 갈까 하는데
전광판에 이런 문구가 뜨더군요.
체이서 매치???
저는 처음 들어보는 거라 바로 검색을 했죠.
이번 시즌부터 시행된 매치더라고요.
2부 리그가 없는 배구에서
신인 선수, 부상 후 회복 중인 선수,
군 제대 후 복귀를 앞둔 선수들이
본 경기에 투입되지 못해서
실전 감각을 잃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방지하기 위해 양팀이 합의만 한다면
성사되는 3세트짜리 번외 경기였습니다.
현재는 대한항공, 현대캐피탈, OK금융그룹
이렇게 3개의 구단만 참여하고 있다고 하네요.
티켓값 1만 원에 좋아하는 두 팀의 경기를
두 번이나 볼 수 있다니!!
모르고 왔다가 완전히 횡재한 거 있죠.
본 경기 이후에 하는 번외 경기이다 보니
팬분들 중 35% 정도만 남아서 관람하셨어요.
체이서 매치는 원하는 빈 자리에 앉을 수 있어
앞줄에 앉아서 더 크게 응원하며 봤습니다.
주전 선수들이 아니어서
불리기 힘든 선수들의 응원가가
경기장을 가득 메우는 데 묘한 감동이..
음향 장치가 모두 빠지고
치어리더도 없는 상황에서
팬들은 더 크게 선수들을 응원했습니다.
응원할수록 선수들이 더 잘하시더라고요.
팬들이 예상보다 많은 응원을 하니
응원단장님도 장내에 남아서
마이크를 들고 응원을 진행해주셨어요.
이게 직관의 묘미인가봐요.
체이서 매치의 결과는
1세트 25 대 27 패
2세트 25 대 20 승
3세트 25 대 20 승
2 대 1로 대한항공 점보스의 승이었습니다.
본 경기랑 같은 흐름이라 더 재밌었어요.
첫 세트 내주고 풀세트 역전승!!
1시 반에 도착해서 2시부터 경기를 봤는데
끝나고 밖으로 나오니 6시 30분인 거 있죠?
하루를 온전히 배구를 보며 보냈습니다.
두 게임 다 풀세트 역전승으로
아주 깔끔하게 마무리가 되어
더 없이 즐거운 하루였습니다.
역시 뭐니뭐니 해도 승부는 이겨야 제 맛!
또 보러 가고 싶은데
평일 저녁 경기는 일 때문에 못 보는지라
주말 경기가 인천, 안산, 수원에서 있으면
일찍 예매를 하고 보러갈까 해요.
우선 인천 홈경기 일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5라운드는 홈경기가 모두 평일이네요 ㅠㅅㅠ
안산이나 수원을 찾아봐야 할 듯해요.
6라운드 주말 경기는 모두 보러 가려고요.
다음에는 티켓팅 미리 잘 해볼게요!!
대! 한! 빠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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